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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렌터카 여행: 금액 문제, 차를 빌리는 이유, 소도시 탐방 가능

by Wind Travels 2024.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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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워낙 맛있는 게 많고 친근해서 내 전용 여행지나 다름없다. 한 7번 정도 간 것 같다. 처음에는 남들처럼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대도시 주변만 돌고, 멀리 가면 기차 타고 그랬는데, 나는 원래 운전이랑 기계 조작을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운전을 해보고 싶었다. 바로 그곳에서 말이다. 해외에서 운전을 해보면 얼마나 상쾌하며 얼마나 색다른 재미를 느낄지 궁금했다. 또한 덜 걷고 무거운 짐 덜 들고 대중교통이나 길거리에서 인파에 덜 치이는 여행, 즉 몸이 편한 여행이 너무나도 큰 유혹이었다.


처음보는 렌터카 빌려서 신난 내 모습


-금액은 얼마나 차이 나는가? 지혜롭게 차를 탄다면 의외로 그렇게 많은 차이는 없다.

차는 각종 해외 기반 여행 사이트에서 빌리면 되고 가격 비교를 잘해서 박스카나 소형차를 빌리면 된다. 어차피 중, 대형차, suv 우리나라나 타지 걔네들은 작은 게 대세다. 대가족 여행이 아닌 이상 괜히 큰 거 빌렸다가 주차 공간도 그렇고 굳이 그럴 필요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문제는 주차요금인데, 내가 몇 년 전 갔을 때는 10분에 300엔 하는 데도 있었고 조금 걸을 걸 생각하면 30분에 200엔, 또는 더 싼 데도 있었다. 후쿠오카나 오사카 시내 한복판에 댈 때도 있었다. 잠깐만 뭐 사러 간다거나 잠깐 30분 걷거나 할거면 그런 곳도 주차할 만 하다. 그렇게까지 또 비싸진 않다. 비싸면 싼 곳 찾아가서 좀 걸어오면 된다. 거리 풍경도 보면서 말이다. 어차피 여행 간 거니까  너무 심하게 절약하는 건 즐거움 지수를 높이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 지수를 높인다.



-차 타고 현지인처럼 다니기


하루 종일 차만 탈 것도 아니고 그냥 드라이브를 즐기는 재미 정도면 충분했기 때문에 시내에 굳이 주차를 자주 하지는 않았고 여기저기 차로 다니며 구경하는 재미에 빠져있었다. 편의점에 차를 대놓고 어디 다른데 가는 건 당연히 안되지만 외곽 쪽 편의점은 주차비도 안 받고 주차장도 넓다. 잠깐 옆 집 가게 다녀와도 되고 주차장에 차 세우고 과자나 샌드위치, 커피 한 잔을 사서 이국적인 주변 풍경을 보는 것도 재미다. 차에 기대 잠시 멍을 때리며 커피 한 모금 마시면서 쉬어보시라.


차 안에서 보이는 일본 거리 풍경



어차피 구글 내비만 있으면 돌아올 수 있으니까 모르는 곳을 마음대로 탐방하는 것도 재미있다. 하루는 외곽 도로를 돌다가 공사장이 보였다. 공사장 인부들이 사 먹는 도시락 가게가 있길래 현지인인 척하면서 '히토츠 쿠다사이'(하나만 주세요)라고 하니 바로 만든 정말 맛있는 반찬과 밥이 가득 든 도시락 한통을 불과 한국 돈 3000원에 주셨다. 우리나라의 함바집 같은 곳이려나. 차에서 도시락을 까먹고 나서는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창문을 열고 또 드라이브를 했다. 하루 종일 여기저기를 다니며 첨 보는 곳에서 쇼핑도 해보고 사진도 찍고 했다.


-렌터카의 묘미는 멀리 갈 수 있다는 것

둘째 날에 후쿠오카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곳에 소도시 탐방을 했다. 차가 없다면 고속버스를 타야하고 고생도 꽤나 해야 하지만 차가 있기에 한 시간 정도 이내에 편하게 도착할 수 있다. 일본 도로는 우리보다 조금은 젠틀한 편이다. 도시 편차가 크지만 말이다. 가면서 외국의 색다른 고속도로 체험도 하고, 일본만의 특색 있는 휴게소도 구경할 수 있다.

내가 선택한 곳은 우키하라는 소도시다. 작고 별 것 없지만 사람 사는 맛이 느껴지고, 과거의 에도 시대 전통 건물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예쁘다. 그곳에서 일본 주부 아줌마들이랑 같이 계산대 줄 서서 마트 계산하는 진귀한 체험도 했다. 나는 현지인 체험이 참 재미있고 좋다.

현지인 체험 하니까 생각나는 건데 오사카에서 혼자 차를 타고 어두운 밤 인적이 드문 주택가 언덕을 올라가고 있는데 길이 참 좁았다. 이상하다, 하면서 올라가는데 맞은편에서 다른 차가 내려왔다. 억지로 옆으로 비켜주는데 차 안의 아저씨가 창문을 열고 이렇게 말했다. "오지상, 코코 이빠토우헤이 데쓰요" 단어와 어감으로 봐서 "아저씨, 여기 일방통행이에요"라는 것 같았다. 나는 "스미마센"을 외치며 끝없는 길을 되돌아갔다. 이런 마치 현지 동네 사람 같은 체험이 재미있었다. 관광이 아니라 흔치 않은 나만의 여행 느낌이 물씬 난다. 남이 하지 않는 나의 여행을 하는 기분이다.



소도시의 단점이란 영어가 거의 안 통한다는 것이다. 학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도쿄 외에는 어차피 거의 영어가 제대로 안 통하겠지만 그래도 그런 시골 사람들은 진짜 문자 그대로 영어를 한 자도 모르더라. 그때는 파파고도 제대로 쓸 줄 몰랐고 chat gpt시대도 이니었기에 만화 원피스를 보면서 익힌 야매 일본어로 초밥도 사 먹고 빵도 사 먹었다. 내가 만화를 좋아해서 참 다행이었다.

아무튼 렌터카 여행 생각보다 할만하다. 반복되는 일본 여행 지겹다면 차를 빌려보시길.

밤의 후쿠오카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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